인간은 계속해서 ‘자기동일성’을 유지하고자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동일하게 만들어주는 것은‘동일한 기억을 가진 것’ 이라는 것.그래서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일 수는 없어도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와 동일 존재라는 것.그래서 ‘기억’한다는 것은‘나’를 포기하지 않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작가님이 말했어.그럼 나는 나를 포기한 건가, 하고 생각했어.왜냐하면 난 죽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기억이 사라졌거든. 그래도 내 머리 뒤 어딘가에 있다고 믿어.왜냐하면, 내가 나를 그렇게 쉽게 포기했을 리 없지 않을까?점점 나로 돌아오는 기분이야. 느낄 수 있어. 다시 돌아오고 있어. 예전에 내가 월러스들한테 했던 질문 있잖아. 소중한 불행 말이야. 소중한 불행은 갖다 버리는 게 아니라 묻어두는 거야.계속 튀어나오면 아직 묻을 때가 아닌 거고, 그리고 갖다 버리면 안 될 것 같아.그러면 잃어버리는 거야.그러니까 잘 가지고 있다가 잘 애도를 하고, 묻어야 해. 그것도 나니깐. 잘 묻어두자. 그런데 어렵기는 해.정말 알아.